고전시 281

壯山 申乭石 將軍 詩[장산 신돌석 장군 시]

壯山 申乭石 將軍 詩[장산 신돌석 장군 시] 登樓遊子却忘行[등루유자각망행] 可歎檀墟落木橫[가탄단허낙목횡] 男兒二七成何事[남아이칠성하사] 暫倚秋風感慨生[잠의추풍감개생] 누각에 오른 나그네 갈 길을 잊은 채 단군의 옛터가 쇠퇴함을 한탄하네 남아 스물일곱에 이룬 것이 무엇인가 가을바람 불어오니 감개만 솟는 구나 ======= 이 시는 1904년 신돌석 장군이 평해 월송정에 올라 기울어가는 나라의 현실을 한탄하며 우국충정의 마음을 읊은 시다.

고전시 2024.03.03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2首- 金尙憲(김상헌, 1570~1652) 其一 何處難忘酒 (하처난망주) 어느 곳에서 술을 잊지 못할까? 空齋獨起時 (공재독기시) 텅 빈 집에 홀로 앉아 있을 때지 月明庭宇靜 (월명정우정) 달빛은 휘영청 밝고 주위는 고요한데 衣冷露華滋 (의냉로화자) 새벽 이슬 내려 앉아 옷 젖는 줄도 몰랐네. 骨肉天涯隔 (골육천애격) 부모형제 저 하늘 끝 어디에 계시는고 田園夢裏思 (전원몽이사) 꿈 속에 그리는 내 고향 그립구나. 此時無一盞 (차시무일잔) 이 한 잔 술 아니었으면 何以慰心悲 (하이위심비) 어떻게 슬픈 마음 위로할 거나. 其二 何處難忘酒 (하처난망주) 어느 곳에서 술을 잊지 못할까? 孤臣遠謫時 (고신원적시) 외로운 신하 먼 곳에서 귀양살이 할 때지 風霜顔色悴 (풍상안색췌) 풍상 겪어..

고전시 2024.01.06

이승만 박사 한시

三十離鄕七十歸 [삼십이향칠십귀] 歐西美北夢依依 [구서미북몽의의] 在家今日還如客 [재가금일환여객] 到處逢迎舊面稀 [도처봉영구면희] 서른 살에 고향을 떠나 칠십 세에 돌아왔네 서쪽 유럽 북쪽 미주를 돌아다닌 나날이 꿈만 같도다 오늘 집에 돌아오긴 했으나 도리어 나그네와 같은 심정 곳곳에서 마중하는 사람이 많은데도 낯익은 얼굴은 적네 桃園故舊散如煙 [도원고구산여연] 奔走風塵五十年 [분주풍진오십년] 白首歸來桑海變 [백수귀래상해변] 春風揮淚古祠前 [춘풍휘루고사전] 도원에서 놀던 옛 친구들은 연기처럼 흩어지고 분주하게 흘러간 풍진 50년 백발이 되어 돌아오니 산하는 창상의 변을 겪었구나 옛 사당 앞에 서서 봄바람에 눈물을 뿌리네 이승만 박사가 해방된 고국에 돌아와서 그 심정을 읊은 한시 돈암장에서 박헌영과 함께 회..

고전시 2021.05.01

헤엄치는 물고기/이규보

詠井中月 영정중월 우물 속의 달 - 李奎報 이규보 -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이 탐나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물과 함께 병 속에 달을 담았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다다르면 그 때 알리라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을 기울이면 달은 없는 것을 梨花 이화 배꾳 - 李奎報 이규보 - 初疑枝上雪점花 초의지상설점화 처음엔 가지 위 눈꽃인 줄 알았는데 爲有淸香認是花 위유청향인시화 맑은 향기가 있어 꽃인 것을 알았네 飛來易見穿靑樹 비래이견천청수 푸른 나무 사이 흩날릴 땐 보이더니 落去難知混白沙 낙거난지혼백사 흰모래에 떨어져 섞이니 알 수 없네 夏日卽事 하일즉사 1 여름날 - 李奎報 이규보 - 簾幕深深樹影廻 염막심심수영회 주렴장막 깊은 곳에 나무그늘 돌아들고 幽人睡熟한聲雷 유인수숙한성뢰 은자는 잠이..

고전시 2021.04.04

성시전도(城市全圖) 이덕무

九千九百七十步 [구천구백칠십보] 구천 구백 칠십 보의 粉堞如帶明千雉 [분첩여대명천치] 흰 성벽 띠와 같이 둘러 있네. 星羅棋置鞏如許 [성나기치공여허] 별처럼 벌여 놓고 바둑처럼 늘어놓아 공고히 다졌으니 虎踞龍蟠秀無比 [호거용반수무비] 범이 쭈그린 듯 용이 서린 듯 수려하기 그지없네. 北山無如白岳好 [북산무여백악호] 북쪽에는 백악만큼 좋은 산 없고 右把仁王伯仲似 [우파인왕백중사] 오른쪽에 인왕산을 끼었으니 백중과 같네. 英靈所鍾石氣靑 [영령소종석기청] 영험한 기운모여 돌 빛이 푸르르니 其下往往生奇士 [기하왕왕생기사] 그 아래 훌륭한 선비가 많이 난다네. 이덕무도 에 칠언 고시(古詩)로 '성시전도(城市全圖)' 1백운(韻)을 남기고 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장가인 이덕무는 한양 도성을 읊으면서 백악의 정기..

고전시 2021.02.28

여인도(女人島)

▒▒ 여인도(女人島) ▒▒ 이조 중종 때의 일이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남해의 절해고도에 여자들만이 사는 여인도(女人島)가 있었다. 그 풍문을 듣고 단신으로 뱃길에 오른 김 서방은 천신만고 끝에 섬을 찾아내어 올랐다. 섬에서는 김 서방의 난데없는 출현에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술렁거렸다. 외계와 절연된 고도의 여인들에게 있어 김 서방은 난생 처음 보는 외계인이었기 때문이다. 김서방은 상상했던 것이 막상 현실로 나타나고 보니,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제 살을 꼬집어보기 까지 했다. 더욱이 여인들의 자태가 한결 같이 아름다웠으므로 취하다 못해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윽고 김 서방은 여인들로 에워싸인 채 어떤 게로 안내되었다 그 여인은 김 서방에게 공손히 인사한 후, 추장에게 곧 알현을 해야 하니 ..

고전시 2021.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