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와 한시수업
▶ 押韻의 현대적 변화를 통해 본 漢詩수업
1. 글을 시작하며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사상을 무엇인가를 통해 남기려 합니다. 그것은 노래가 되고 춤이 되고 책이 되고 시가 되었으며 그렇게 옛날 우리 조상들은 漢詩를 남겼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사상과 정서를 그 속에 남겨놓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글로만 남기기엔 어딘가 어색하고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그래서 현재 읊조리며 즐기고자 생각해 낸 것이 압운법이고 평측법이었을 것입니다. 즉, 글에 리듬을 넣어 그들은 자신을 노래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대중가요와 무엇이 다릅니까?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지금의 신세대 학생들은 그 어려운 랩을 정말 잘 따라
부릅니다. 그 랩을 노래한 사람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고 리듬을 넣어 노래한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漢詩와 현재의 대중가요의 랩 사이에 있는 기나긴 천년을 연결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도 쉽게 한시를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한시를 싫어하는 이유는 친숙하지 않고 해석 또한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대중가요와의 연계성을 들어 설명한다면 한시를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2. 압운의 현대적 변화의 實例
한시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많은 한문선생님들이 고심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연구결과를 보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태희 선생님의 한시 4단 만화를 통한 수업이 눈앞에 선합니다.
저는 그 힘든 요즘 노래의 랩을 정말 흥겹게 따라 부르는 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한시 또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가르칠 수 없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 속에서 한시와 랩가사 중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시 중 7언절구를 예를 든다면 1·2·4구의 마지막자에 韻을 답니다. 랩 또한 이와 비슷한 원리로 음악적 운율을 한층 더 살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패닉의 김진표 랩 중 일부입니다.
나의 어릴 적 끝도 없이 가다
지쳐버려 무릎 꿇어버린 바다
옛날 너무나도 고운 모래 파다
이젠 모래 깊은 상처 위의 깊은 상처 하나
행복하고 사랑했던 그대와 나
생각 하고 웃음 짓던 꿈도 많아
그런 모든 것들 저 큰 파도에 몸을 맡겨 어딘가 가더니~ 이젠 돌아오지 않아
바다앞에 내 자신이 너무 작아
흐르는 눈물 두손 주먹쥐고 닦아
많은 꿈을 꾸었는데 이젠 차마
날 보기가 두려워서 참아
그때 내가 바라보던 것들 아마 볼수 없겠지만 그래도 눈을 감아
나의 낡은 서랍 속의 바다
이젠 두눈 감고 다시 한번 닫아
어떻습니까? '다 나 아 마'로 끝나는 것이 우리 한시의 운자와 너무 똑같지 않습니까? 이보다 평이하게 모두 같은 글자로 끝나는 노래는 너무나 많습니다. 다음은 DJ DOC의 '모르겠어'라는 노래의 일부분입니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난 정말 모르겠어 뭐가 뭔지 모르겠어 짜증나 미치겠어
왜 방송에 나오는 가수나 연예인들은 모두 착한 척 내숭을 떠시는지
왜 슬픈 노래 가사엔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로 가시는지
왜 그렇게 들 유치한 건지
그렇게 슬픈 노래로 누굴 울리려는지 왜 듣기 싫은 라이브는 자꾸하는지
노래도 안 되면서 왜 가수 하는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영화도 많은데
노래엔 욕하면 왜 안 되는지 왜 판매중지까지 되야 하는지
왜 학교에선 힙합바지를 못 입게 하는지
왜 다들하고 다니는 귀걸이를 가수들이 하면 방송정지까지 당해야 되는지
그 깟 힙합옷과 귀걸이가 얘들에게 무슨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지
이상에서 보았듯이 마지막 글자가 후렴구에는 '어'로 끝나며, 가사에서는 모두 '지'로 끝나고 있습니다. 모두들 알면서도 그냥 지나쳐 버린 부분입니다. 다른 노래를 한번 볼까요? 요즘 통신상에서 인기가 많은 조PD의 'BREAK FREE'라는 노래와 유승준의 '내가 기다린 사랑'중의 일부분입니다.
청소년 문제 해결하고 싶으면 다른 데 같이 교육문제
아니면 학교 폭력문제 봐라 나는 참견 말고 대중 가요 탓 말고 huh
결국엔 모두가 니네 문제 니네가 만일 일제
시대 직전처럼 꽉 막히게 굴면 앞에 남은 건 경제
식민지 이런게 진짜 큰 문제
스스로 하고 말고 판단하는 게 우리의 가장 큰 숙제
진짜 니가 할 일이나 열심히 하는게 너에게 유일한 과제
그러면 다가오는 21세기는 우리들만의 축제 (조pd노래)
니가 미웠어 날 몰라주는 너 또 말도 못해 안달하는 나도 미웠어
난 언제나 널 보면 가슴 시린 설레인 뿐인데 너는 그렇지가 않았어
야속했었어 세상에서 가장 이쁜 널 다 가지고 싶었어
난 그렇게 널 보며 매일매일 가슴만 졸이는 짝사랑이 되어 버렸어 (유승준 노래)
이와 같이 랩 부분에서만 이와 같은 韻字를 넣는 것만은 아닙니다. 다음은 요즘 인기있는 가수 이소은의 '작별'이란 발라드 곡이다.
죄송했어요 많이 불편하셨죠 어린 마음에 너무 멋대로 굴었죠 예쁘더군요
오빠 옆에 있던 그 언니는 당연한 걸요 오빠의 신부니까요
한번만 내 교복 입은 모습 보여 드리고 싶어 찾아왔죠
이 모습 내게 제일 어울리나요
오래 망설였죠 속일 마음은 아니었었는데 다신 못 볼까 두려워 알고 있어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나빴어요 나는 정말로 곤란케 했다니 용서해줘요
하지만 그댈 위해 여기까지 하기로 해요 그 언니 잘해 주셔요…
이와같이 패닉, DJ DOC, 유승준, 조PD등과 그 외에 자우림의 '낙화'와 '연인', 서태지의 '태지보이스' 랩부분, 한스밴드의 '오락실', 핑클의 '루비', 박지윤의 '소중한 사랑' 그리고 요즘 한창 인기있는 god의 '어머니께'와 o-24의 '자유'라는 노래의 마지막 부분 등등 수많은 곳에서 나타납니다.
3. 押韻의 현대적 변화를 한시 수업에 적용
그냥 이와 같은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만 준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저는 파워포인트와 카세트, 실물화상기등을 준비하여 실제 수업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① 제목입니다.
배경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았습니다.
②칠언절구란 한시의 형식에 대해 기초적인
부분만을 언급하였습니다.
이 부분을 학생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③ 한글로 써 보는 칠언절구
7자로 된 한글로 운자를 맞추어
직접 써본 후 발표한다.
예) 눈물인가 두눈에
떨리는가 두손에
어찌할까 이마음
이별인가 가슴에
④ 송인의 압운을 살펴본다.
읽을 때 노래를 하듯이 여러 번 읽으면 모두들 쉽게 따라한다.
처음에는 보고 따라하지만 나중에는 암송할 수 있다.
⑤ 압운의 현대적 변화(1)
패닉의 '나의 낡은 서랍 속의 바다 '입니다. 送人의 韻字와 비교하여 학생들에게 설명한 후 노래를 들려 주며 리듬을 익히게 하여 운자를 직접 접해본다.
⑥ 압운의 현대적 변화(2)
DJ DOC의 '모르겠어'라는 노래이다.
같은 운자의 연속으로 노래에 리듬감을 준 것을 이해한다.
⑦ 원문과 시상전개
운자의 쓰임을 이해하고 한시를 리듬감있게 따라 읽은 후 그 시상전개와 수사 법을 이해한다. 교사는 수업이 압운법에 치우쳐 학생들이 노래만 듣고 끝나버 리는 수업이 되지 않도록 시간적 안배와 본문수업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⑧ 정지상에 대해 알아보자
작자를 당시 시대상황과 비교하여 설명한다.
⑨ 과제
· 한글로 운자를 넣어 이별의 시를 지은 후 발표한다(수업중)
· 한시에 나오는 한자 2-3개를 그림으로 예쁘게 꾸며오게 하여 각 모둠(저는 8모둠으로 나눔)이 알아듣기 쉽게 발표한다. 그러면 한시에 나온 한자를 모두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사단 만화로 작성해 볼 수도 있다.
·압운의 현대적 변화로 보이는 노래를 찾아 모둠별로 보고서 작성 후 제출하 고 다음시간에 노래와 함께 발표한다.
교사는 준비하는 과정과 발표내용, 수업태도 등을 수행평가 한다.
처음 수업은 정말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3번 가량 시행착오를 거쳐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뺀 후 수업을 했을 때는 학생들과 저 모두 지금까지의 수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었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었습니다.
4. 글을 마치며
한문교사 모임에서의 다른 선생님의 좋은 수업을 듣고 나 또한 수업에 적용해 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의 제반 환경, 학생들의 성향, 교사의 수업 능력 등 너무나 변수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 좋은 수업을 내 것으로 받아 안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기대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한문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 한 문장은 우리가 평생 연구하고 몰두해야 될 문제이며 不恥下問의 자세가 우리는 필요합니다. 그 누군가 뛰어난 수업을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의 문화유산과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작정 한문을 배우면 우리의 전통문화는 계승된다는 논리로 학생들에게 다가간다면 한문을 배워야 하는 當爲性보다 모두가 한문의 난해함에 부딪혀 포기해 버릴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우리는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들 1000년의 기나긴 세월을 이어주는 밀레니엄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사회인 보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학생들이 먼저 한문을 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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