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受刑時
擊鼓催人命 격고최인명
回頭日欲斜 회두일욕사
黃泉無一店 황천무일점
今夜宿誰家
금야숙수가
북소리 둥둥둥 죽음을 재촉하네
돌아보니 서산엔 해가 지는데
황천길엔 주막도 없다고
하니
오늘밤엔 뉘 집에 이 몸을 맡길까
죽음을 재촉하는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적당히 동조만하면 영화도 누리는데
모르는 체만 해도 목숨은
구하는데
그러나
선비의 매운 지조는 그것을 허락치 않았다. 안 된다, 안된다, 그것은 불의다
이미 죽음을
각오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독야청청, 그리하여 마침내 형장에 끌려온 선비,
그도 사람이다. 지는 해를 돌아보는 그의 눈에는 한도
남았으리라
황천을 향하는 그의 발걸음에는 고독도 서렸으리라
그러나 그뿐이다. 추호도 구차히 살려는 뜻이 없다. 떳떳한 삶, 깨끗한
죽음.
비굴하게, 치사하게, 자존심도 팽개치고 살아서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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