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가을장마/두보

세태풍자 2007. 10. 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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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가을장마 제 1수

가을장마에 모든 풀 썩어 죽으나
층계 아래 결명만은 생생하도다
무성한 잎 비취날개 차일 같고
무수한 꽃들 황금 돈닢 같건만
찬바람 소소히 너를 몰아대니
얼마 후엔 너도 서 있기 어려울까 두렵구나
당상에서 하염없이 백발 서생인 나는
바람 따라 너의 향기 맡으며 눈물짓노라

 

 

가을장마 제 2수

궂은 비 축축한 바람 가을 젖어 어지럽고
사해 팔방 끝까지 온통 구름에 덮였노라
가는 말 오는 소 가릴 수 없고
탁한 경수와 맑은 위수 분간키 어렵더라
농부나 밭가는 사람의 자취 찾을 수 없어라
성안에서는 한말 쌀을 이불과 바꿔 먹고
바꿀 수만 있다면 값의 고하는 따지지 않더라

 

 

가을장마 제 3수

장안의 베옷 입은 나를 누가 알아주리오
오히려 일각문 닫고 울타리 지킨다
늙은이 안 나가니 다북쑥이 논밭에 무성커늘
어린놈은 겁 없이 비속을 뛰네
비는 쫙쫙쏟어져 겨울 재촉하고
기러기 날개 젖어 높이 날지 못하네
올가을 들어 햇빛 못 보았으니
진흙에 엉킨 땅이 언제 마를 고

 

                        - 두 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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