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칠보시

세태풍자 2007. 10. 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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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煎何太急!

 

요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치밀함과 무자비함이 계획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듯 하다
국민에게 재 신임을 묻는다는 것도 치밀한 각본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솔직한 듯 하고 도덕성이 뛰어난 듯한 것도 모두 치밀한 연출이었던 것 같다.
분명한 것은 100억이나 1,000억이나 형량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되 유무죄의 문제는 분명히 아니라는 점에 있다.


어느 경우든 감옥행은 똑 같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조식칠보시와 제갈량의 출사표는 유명한 글이다.

 

煮豆燃豆箕 (자두연두기)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上煎何太急 (상전하태급)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우니
콩은 솥 안에서 눈물을 흘리네
콩과 콩깍지는 본디 한 몸에서 태어났거늘
무엇이 이리도 급해 이렇게도 서두르뇨

 

이 시는 역사상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그만큼 문헌에 따라 자구(字句)가 여러 가지로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조식은 조조의 셋째 아들인데 재주가 워낙 뛰어나 조조의 총애를 받은 반면 형님인 조비의 질시와 견제를 심하게 받았다. 조비는 나중에 왕위에 올라 위나라의 문제가 된 사람이다.
문제는 구실을 붙여 조식을 해칠 요량으로 일곱 걸음 안에 시를 한편 지으라고 하고 못 지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도저히 못 지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조식은 이 시를 지었고 내용이 또한 의미심장하다.
콩의 입장에서 보면 원래 한 뿌리에서 난 사이인데 콩대가 자신을 삶아대니 야속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이 시를 보고 조식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동생을 놓아주었다는데 있다.

 

 

제갈량의 출사표를 보자.


선제께서 창업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중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세 갈래로 나뉘어져 익주는 피폐해 있으니 이는 실로 나라의 흥망이 걸린 위급한 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되 곁에서 폐하를 모시는 신하는 안에서 게으르지 않고, 충성된 무사는 밖에서 스스로의 몸을 잊음은, 모두가 선제의 남다른 대우를 추모하여 폐하께 이를 보답하려 함인 줄 압니다.

마땅히 폐하의 들으심을 넓게 여시어, 선제께서 끼친 덕을 더욱 빛나게 하시며, 뜻 있는 선비들의 의기를 더욱 넓히고 키우셔야 할 것입니다.


결코 스스로 덕이 엷고 재주가 모자란다고 함부로 단정하셔서는 아니 되며, 옳지 않은 비유로 의를 잃으심으로써 충성된 간언이 들어오는 길을 막으셔서도 아니 됩니다.
궁중과 조정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벼슬을 올리는 일과 벌을 내리는 일은 그 착함과 악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궁중 다르고 조정 달라서는 아니 됩니다.


간사한 죄를 범한 자나 충성되고 착한 일을 한 자는 마땅히 그 일을 맡은 관원에게 넘겨 그 형벌과 상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폐하의 공평하고 밝은 다스림을 세상에 내비치십시오.
사사로이 한쪽으로 치우쳐 안과 밖의 법이 서로 달라져서는 아니 됩니다.

신은 본래 아무런 벼슬 못한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목숨이나 지키며 지낼 뿐 조금이라도 제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그들에게 쓰이게 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선제께서는 신의 낮고 보잘것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을 굽혀 신의 오두막집을 세 번이나 찾으시고 제게 지금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이에 감격한 신은 선제를 위해 개나 말처럼 닫고 헤맴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

간사한 죄를 범한 자나 충성되고 착한 일을 한 자는 마땅히 그 일을 맡은 관원에게 넘겨 그 형벌과 상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폐하의 공평하고 밝은 다스림을 세상에 내비치십시오.
사사로이 한쪽으로 치우쳐 안과 밖의 법이 서로 달라져서는 아니 됩니다.
조식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동생을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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