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지나온 안락성을 보고/김삿갓

세태풍자 2007. 9. 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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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성 안에 해는 저물어 가는데
관서의 시골선비 글 자랑으로 어깨를 으쓱대네
마을 풍속 고약해 손님을 꺼려서 밥 줄 생각 안하고
주막 풍속 야박해 돈부터 내라하네

 

빈창자에는 우레 끓는 소리 자주 나고
다 뚫어진 창구멍으로 모든 냉기가 들어오네
아침 되면 강산의 대기를 흠뻑 마시고
나를 신선으로 아는가 물어 보리라

 

 

註 = 안락성 안에서는 시골선비들의 잔치가 해 지는 줄도 모르고 한창이지만
나그네 푸대접은 이만저만이 아니며, 한끼 식사도 주지 않아 굶고 잔다.
안내된 냉방에는 문 종이가 다 찢어져 찬바람이 들어온다. 그러나 김삿갓은
자기가 바로 굶은 신선이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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