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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발바리’ 정말 많긴 많은 것인가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성폭행범 일명 ‘대전 발바리’가 최근 붙잡힌 뒤 서울과 경기지역 등 수도권 일대에서 또 다른 ‘발바리’의 출현과 검거가 잇따르고 있다.
대낮 서울 주택가에서 잇딴 성폭행을 저지른 ‘서울 발바리’를 붙잡기 위해 경찰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에서는 어린 여학생들만을 골라 성폭행한 ‘용인 발바리’가 붙잡혀 쇠고랑을 찼다.
이달 1일에는 경기 시흥 시내에서 혼자 사는 여성 10여명을 골라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시흥 발바리’가 붙잡혔고, 경기 안산지역에서 일어난 4건의 연쇄 성폭행범 ‘안산 발바리’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치 전국 곳곳에서 발바리가 날뛰고, 경찰은 이들을 잡기 위해 초비상령을 내린 듯한 느낌마저 든다. 정말 갑자기 발바리들이 떼거리로 나타나 온나라를 헤집으며 이런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서울 발바리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무려 12명의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용인 발바리도 지난해 2월부터 1년 가까이 12명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천인공로할 짓을 저질렀지만 역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또한 붙잡힌 시흥 발바리가 저지른 범죄도 지난 200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여에 걸쳐 여성들을 성폭행했으나 그동안 ‘공공의 적’으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이밖에 안산 발바리도 지난해 9~11월 석달 사이 4명의 여성을 잇따라 욕보였지만 역시 형사들의 수첩 속에 깊숙히 묻혀 있었다.
이는 범죄 특성상 피해자 보호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조용한 수사’가 불가피하고, 또 범인의 윤곽도 없는 사건을 공개해 치안부재니 뭐니 하는 ‘괜한 욕’을 먹을 경찰도 아니어서 이런 사건들은 항상 저만치 밀려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전 발바리가 잡히던 그날부터 숨겨졌던 모든 발바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누가 그랬을까. 경찰은 언론이라고 답하고, 언론은 경찰이라고 대꾸한다.
경기지방경찰청은 대전 발바리 검거 이후 일선 경찰서에 ‘지역 발바리’ 검거에 총력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1~2년씩이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오던 발바리들이 속속 붙잡히고 있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 며칠을 지새운 경찰관들의 고생이 컸겠지만, ‘검거작전’의 불호령 효과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경찰은 지난해 일어난 성폭력 범죄에 대한 건수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시기가 미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잡힌 발바리’는 공개하고 ‘못잡은 발바리’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하룻밤 새 3~4건의 강도·강간 등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도 늘상 있는 일로 내버려두던 언론에서도 이젠 성폭행범을 아예 ‘발바리’라는 일반명사로 만들어, 신문과 뉴스 제목으로 포장해 대서특필 또는 헤드라인으로 끄집어 내고 있다.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파멸로 몰아가는 성폭행범을 애완견으로 희화화하고 여기에 장단을 맞추는 모두의 현실이 안타깝다. 이젠 ‘발바리가 어쩌니 저쩌니’ 하기보다는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범인 잡기와 범죄 예방에 모두의 노력이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한겨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성폭행범 일명 ‘대전 발바리’가 최근 붙잡힌 뒤 서울과 경기지역 등 수도권 일대에서 또 다른 ‘발바리’의 출현과 검거가 잇따르고 있다.
대낮 서울 주택가에서 잇딴 성폭행을 저지른 ‘서울 발바리’를 붙잡기 위해 경찰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에서는 어린 여학생들만을 골라 성폭행한 ‘용인 발바리’가 붙잡혀 쇠고랑을 찼다.
이달 1일에는 경기 시흥 시내에서 혼자 사는 여성 10여명을 골라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시흥 발바리’가 붙잡혔고, 경기 안산지역에서 일어난 4건의 연쇄 성폭행범 ‘안산 발바리’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치 전국 곳곳에서 발바리가 날뛰고, 경찰은 이들을 잡기 위해 초비상령을 내린 듯한 느낌마저 든다. 정말 갑자기 발바리들이 떼거리로 나타나 온나라를 헤집으며 이런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서울 발바리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무려 12명의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용인 발바리도 지난해 2월부터 1년 가까이 12명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천인공로할 짓을 저질렀지만 역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또한 붙잡힌 시흥 발바리가 저지른 범죄도 지난 200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여에 걸쳐 여성들을 성폭행했으나 그동안 ‘공공의 적’으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이밖에 안산 발바리도 지난해 9~11월 석달 사이 4명의 여성을 잇따라 욕보였지만 역시 형사들의 수첩 속에 깊숙히 묻혀 있었다.
이는 범죄 특성상 피해자 보호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조용한 수사’가 불가피하고, 또 범인의 윤곽도 없는 사건을 공개해 치안부재니 뭐니 하는 ‘괜한 욕’을 먹을 경찰도 아니어서 이런 사건들은 항상 저만치 밀려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전 발바리가 잡히던 그날부터 숨겨졌던 모든 발바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누가 그랬을까. 경찰은 언론이라고 답하고, 언론은 경찰이라고 대꾸한다.
경기지방경찰청은 대전 발바리 검거 이후 일선 경찰서에 ‘지역 발바리’ 검거에 총력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1~2년씩이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오던 발바리들이 속속 붙잡히고 있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 며칠을 지새운 경찰관들의 고생이 컸겠지만, ‘검거작전’의 불호령 효과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경찰은 지난해 일어난 성폭력 범죄에 대한 건수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시기가 미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잡힌 발바리’는 공개하고 ‘못잡은 발바리’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하룻밤 새 3~4건의 강도·강간 등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도 늘상 있는 일로 내버려두던 언론에서도 이젠 성폭행범을 아예 ‘발바리’라는 일반명사로 만들어, 신문과 뉴스 제목으로 포장해 대서특필 또는 헤드라인으로 끄집어 내고 있다.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파멸로 몰아가는 성폭행범을 애완견으로 희화화하고 여기에 장단을 맞추는 모두의 현실이 안타깝다. 이젠 ‘발바리가 어쩌니 저쩌니’ 하기보다는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범인 잡기와 범죄 예방에 모두의 노력이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한겨레>
출처 : 물야초등학교42회동기회
글쓴이 : 직필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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