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

친구에게 술을 따르며 /왕유

세태풍자 2007. 11. 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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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술을 따르며 /왕유(王維)


酌酒與君君自寬 작주여군군자관

人情翻覆似波瀾 인정번복사파란

白首相知猶按劍 백수상지유안검

朱門先達笑彈冠 주문선달소탄관

艸色全經細雨濕 초색전경세우습

花枝欲動春風寒 화지욕동춘풍한

世事浮雲何足問 세사부운하족문

不如高臥且加餐 불여고와차가찬


술 한 잔 드시게 마음 편히 지내시게

뒤집히는 세상 인정 출렁이는 파도런가

오래 사귄 친구 사이 경계심 여전하고

먼저 높이 되면 뒤따르는 사람 비웃기 일수

이름 없는 풀잎이사 가랑비라도 내려야 젖게 마련

꽃망울 터질 무렵 봄바람이 차갑나니

세상 일 뜬구름인 걸 물어서 무엇하리

그런 따윈 생각 말고 초연히 지내보세



왕유(701?~761)는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는 마힐(摩詰)이다. 지방 관리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문장과 음악에 재능을 보여 상류사회의 총아로 각광받았다. 과거에 합격한 뒤 지방으로 좌천되어 10년 동안 실의의 시절을 보내고 중앙 정부로 돌아왔다. 736년에 악명 높은 이임보(李林甫)가 재상이 되어 율령정치가 쇠퇴하기에 이르자 정치에 실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관직을 버리지는 못하고 관료로서 순조롭게 승진하는 한편, 망천(輞川) 지역에 거대한 별장을 지어 은거했다. 안녹산의 난 때 투항한 것이 문제가 되어 난이 평정된 뒤에 관직 박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상서우승(尙書右丞)의 직위에 있을 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왕우승’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의 시는 도잠(陶潛)과 사령운(謝靈雲)의 흐름을 계승하여 새로운 자연미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담(枯淡) 속에서도 풍성한 감각을 지닌 작품이 많다. 열성적인 불교 신자이기도 했고, 산수화의 거장으로서 후세에 남화의 시조로 추앙받게 되었다. 그가 시화를 통해 추구한 것은 현세를 누리면서 은둔을 즐기는 이상적인 문인의 경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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