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자

어느 홀애비의 비애

세태풍자 2017. 2. 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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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홀애비의 비애


휴일이면 쥐약이네 할일없이 뒹군다네

방바닥에 드러누워 천정무늬 헤아리다

주머니속 진동하는 휴대폰을 느꼈다네

눈시울이 붉어오네 한달만에 온전화네

북받치는 심정으로 통화버턴 눌러보니


친구놈의 목소리네 당장튀어 나오라네

퀸카하나 엮었으니 쪽빼입고 나오라네

아니이게 꿈이런가 싸데기를 후려쳤네

방안에서 별보이네 정녕꿈은 아니었네

독수공방 일년만에 소개팅이 들어왔네


대가리를 벽에치며 다짐하고 다짐했네

이제얼굴 안따지네 여자면은 오케이네

양복점에 달려가서 정장한벌 뽑아입고

오는길에 무스사다 더벅머리 가꾸었네

엄마향수 쌔벼다가 구석구석 뿌려주고


이틀만에 면도하니 제임스딘 따로없네

콧노래를 부르면서 집밖으로 나가보니

옆집사는 아줌마도 알아보지 못했다네

이거보오 아주머니 정말나를 모르겠소

미남총각 농담말게 그느마는 양아치네


이정도면 끝난거네 나름대로 킹카였네

약속장소 나가보니 친구녀석 나와있네

그놈옆에 다소곳이 낭자하나 앉았는데

눈비비고 뜯어보니 아니이건 왕퀸카네

나도몰래 큰소리로 심봤다를 외쳤다네

 

카페주인 돌아보네 손님들도 돌아보네

욕먹어도 좋았다네 쪽팔린게 대수인가

차분하게 숨고르고 그녀앞에 다가가서

정중하게 두손모아 인사하는 나를보고

친구놈은 속삭였네 그여자는 내것이고


소개팅에 나온여잔 자네옆에 앉아있네

흥분해서 못봤는데 또한여자 있었다네

그나물에 그밥이고 그친구에 그친구지

옷매무새 바로하고 웃으면서 돌아보니

눈에이슬 맺혀오네 에어리언 앉아있네


여기지금 극장인가 옛날영화 또해주나

당황하는 나를보고 그여자가 손내미네

그래저래 기왕지사 만난것도 인연이고

고작오늘 하루인데 아무려면 어떠한가

잰틀맨이 아니던가 태연하게 악수하며


얼굴다시 바라봤네 아무래도 안되겠네

누구라도 못견디네 울렁이는 속을잡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변기잡고 울었다네

내자신이 처량했네 인생정말 허무했네

울다보니 정신드네 지금내가 이럴땐가


탈출구를 찾아야지 목숨부터 건져야지

슬그머니 나가려다 발각되고 말았다네

귓때기를 붙잡힌채 내자리로 끌려오며

치사하게 도망가다 개망신만 당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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